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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패밀리

[모임일기] #007 필연과 자유의 변증법(20200329)

저희도 코로나는 무섭습니다만...또 모여버렸습니다~ㅎㅎ

나름 '물리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여 한 주 거르고, 오랜만에 택민-예람네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언제봐도 반가운 친구들


이번 모임은 가볍게...

택민네가 튀겨낸 감튀ㅋㅋ

감튀로 시작했습니다ㅋㅋㅋ

튀긴 음식을 넘나 좋아하는 택민네가 아예 튀김기를 집에 들여 놓는 바람에 ^^;;;

에어 프라이어 아닙니다. 기름에 튀긴 감자튀김이라, 금방한거라, 너무 맛있는지라 다들 잘 먹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냉동 감자튀김 한봉지가 금방 사라졌습니다ㅎㅎ

감자튀기는 택민네
남편이 걱정스러운 예람네...

택민네는 사람들이 집에 놀러오면 계속 먹입니다. 도착해서 집에 갈 때까지...

사실, 택민네 놀러온 사람들은 먹을게 떨어져야 집에 갈 수 있습니다.


모임이 있던 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다함께 용왕산에 산책 가기로 했습니다.

앞장서는 한길이
살짝 추운 날씨
마스크 꼭꼭

그리 높지않은 산에 오르면, 시민들을 위한 공용 운동장이 펼쳐집니다.

코로나로 인한 '물리적 거리두기'가 무색하게 많은 시민분들이 나오셔서 공을 차고, 던지고, 조깅을 즐기고 계십니다.

푸른 하늘에, 푸른 운동장을 보니 아이들도 신이 납니다.

축구하는 중훈네 아이들
뭐든지 씩씩하게 잘하는 유진찡

로열팸 아이들이 놀이터를 접수했습니다.

쉼 없이 오르고 내리고,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오르고
내리고
엘둥이들 내리고
문주도 내리고
유진찡과 어머님도 내리시고ㅎㅎ
나란히 나란히

집에 돌아가기 아쉬워서, 눈에 보이는 기구들은 다 한번씩 만져보고 갑니다.

언젠가 로열팸의 공동체주택이 지어질 수 있다면, 근처에 아이들이 이렇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엄마들은 저녁식사거리를 사러 나가고, 아빠들이 아이들을 봅니다.

사실 아빠들은 위험한 요소가 없도록 지켜볼 뿐,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아이들 스스로 서로를 돌보고 재밌게 놉니다. 

선물을 나누는 아이들
언제나 신나는 침대 점프ㅋ
폴짝폴짝!

서로 비슷한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비슷한 언어로 대화하며,

공정하게 순서 정하는 법을 배우고, 어느때 친구가 속상해 하는지, 어떻게 배려해야 하는지 알아갑니다.

함께 모이면 육아는 수월해지고 아이와 부모 모두 기쁨이 커집니다.


드디어 저녁시간!

풍성한 저녁식탁
탕수육, 만두 그리고 버텍스!

로열팸 음식 취향이 까다롭지 않아 다행입니다.

거의 로열팸 공식 메뉴가 되다시피 한 탕수육과 군만두, 거기다 최고의 미국식 덮밥 "버텍스"까지!!

"버텍스"는 사랑입니다. 다 먹어야 집에 갈 수 있습니다.

만두 굽는 중훈네
아이들 음식 준비하는 승철네

남편들이 아주 능동적입니다.

식탁에 오를 음식들을 준비하고, 아이들이 먹을 음식도 알아서 척척!!

물론 리모트 컨트롤하고 있는 아내들이 있지만, 웬일인지 모이면 알아서들 잘하는 남편이 됩니다ㅋㅋㅋ

오늘도 잘먹는 이쁜 유진이
식사는 알아서!
냠냠쩝쩝!

이젠 아이들도 적응이 됐는지 알아서 척척! 

스스로 잘먹는 아이들 때문에 저녁시간이 더욱 즐겁고 편안합니다.

다함께 즐거운 저녁시간!


 저녁도 베부르게 먹었고, 자연스레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습니다.

못 본 사이 있었던 일들, 새롭게 만난 사람 얘기,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부터 지지하는 정당 이야기까지.

하지만 중심주제는 항상 로열팸이 꿈꾸는 함께하는 삶과 그 삶을 담을 공동체주택 이야기 입니다. 

다 먹어야 집에 갈 수 있습니다.
진지한 대화의 시간

사실 고민이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모임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나아가 함께 집을 짓고 살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이 필요합니다.

이제 겨우 삽심대 중반, 각자 직장에서 받는 월급으로 생활하는 로열팸에게 그렇게 큰 돈이 있을리 만무합니다.

즐거운 로열팸

우리에게 어떤 선택지가 있을까요?

단순히 일해서 벌어들이는 소득으로 함께할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입니다.

이왕에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살고 있으니, 우리에게 주어진 수단을 마음껏 사용해보는건 어떨까요?

그런데,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까지 허용되는 걸까요?

'로열팸'으로 모여서 함께 음식을 나누고, 아이를 키우고, 나아가 공동체를 이루고자 하는...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퇴색시키거나 본래 취지와 충돌하지 않으면서 꿈꾸는 바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몰래 찰칵ㅎ

글쎄요, 너무 어려운 문제라 답은 잘 모르겠습니다. 

마침 읽고 있는 책 한구절이 우리 로열팸이 마주하고 있는 상황과 잘 부합하는 것 같습니다.

 

신과의 절대적 조화의 세계에서 떠나야 했던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육체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운명에 놓여 있다.
하지만 신은 인간을 자유의지의 존재로 창조했기 때문에 필연의 세계에 굴복하는 것은 인간 본질의 발현일 수 없다.

자신의 자유의지를 통해 필연의 세계를 넘어서려는 노력을 기울일 때,
필연의 세계라는 한계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그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노력을 지속할 때, 인간의 참다운 존재성이 구현된다.

인간은 필연의 굴레 속으로 완전히 떨어질 수도 없고 스스로 자유의 세계를 회복할 수도 없는,
말하자면 필연과 자유의 변증법적 긴장 속에서 살아갈 때 비로소 인간다움을 드러낸다.

하상복 <자크 엘륄>

 

원조 찐럽 승철-착히네
의리 찐럽 중훈-지원네
우정 찐럽 택민-예람네
즐거운 아이들

'자본주의'라는 필연의 시스템과 그 속에 살면서도 이를 거슬러 '공동체'를 이루고자 하는 우리의 자유의지가 충돌하는 형국입니다.

세상에 있으나 세상에 속하지 않으려는 노력,

우리 손에 많은 수단이 있으나 멈춰서서 기꺼이 '필연과 자유의 변증법적 긴장'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노력,

 

로열팸이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알 수 없으나, 함께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어 괴롭지만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