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일기] #004 이상과 현실의 간격(20200208)
일주일도 되기 전에 또 만난 로열팸!!
이번엔 중훈-지원네가 사는 은평한옥마을에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오늘 로열팸이 은평 한옥마을에 사는 중훈-지원네를 방문한 이유!
은평한옥마을의 최대 장점, 집 앞에 북한산이 똭~!! 북한산 진관사 계곡 구경하러 다함께 고고!!



중간에 아가들 간식도 먹고ㅎㅎ





꽁꽁 얼어붙은 계곡 물 위에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을 보니, 어른들도 덩달아 신이 납니다.
날씨는 조금 쌀쌀했지만, 오랜만에 마셔보는 신선한 공기와 친구들과 함께라 추운 줄도 모르고 노는 아이들을 보니 마음은 푸근합니다.
집 가까이 이렇게 훌륭한 계곡과 자연환경이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인 것 같습니다. 여름에도 시원한 계곡물 즐기러 또 놀러 오고 싶습니다.







이렇게 풍광 좋은 곳에서 빠질 수 없는 것!
단체사진도 찰칵!



즐거운 계곡 산책을 마치고 다시 중훈-지원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는 길에 중훈-지원네가 사는 은평 한옥마을을 한 바퀴 휘 둘러 보았습니다.
멋진 주택들이 많았는데 날도 어두워졌고, 날씨도 추웠던지라 아이들 챙기느라 다들 사진을 깜빡;;
ㅎㅎ 담에 또 놀러와서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저녁 메뉴는,
지원누나가 만든 맛있는 파스타와 중훈네가 추천한 닭강정!
둘 다 너무너무 맛있습니다.
저녁도 맛있게 먹었고, 이제 본격적인 공동체주택 토론 시간입니다.
은평한옥마을내 아직 주인 없는 땅에 로열팸의 보금자리를 구상해보는 것이 오늘 논의 주제 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로열팸에게 불리한 조건 하나를 간과하고 있었는데요,
바로 지원-중훈네가 살고 있는 은평한옥마을은 대부분의 토지가 단독주택용지로 제1종전용주거지역이라는 사실입니다.

위 지도에서 옅은 노란색으로 표시된 땅이 건축행위가 가능한 대지인데, 대부분이 단독주택용지 입니다.
참고로 용도지역에 관해 간략히 메모하자면,
용도지역제는 우리나라 도시계획의 근간이되는 제도로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규정되며
토지의 용도, 건폐율, 용적률, 높이 등을 해당 지역의 특성에 따라 규제하는 제도입니다.
제1종 전용주거지역은 단독주택 중심 저층의 양호한 주거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한 구역으로서
일반적으로 건폐율 50%, 용적률 100% 이하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로열팸이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작은 규모의 건물을 지을 수 밖에 없고,
면적이 줄어듦에 따라 참여할 수 있는 가정의 수가 제한되어, 개별 가정이 감당해야하는 사업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됩니다.
로열팸이 꿈꾸는 이상적인 공동체주택과 현실적 조건 사이의 간격이 얼만큼인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 "공동체주택"이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진 하나의 꿈에,
개별 가정 혹은 개인이 담고 있는 소망이 무엇인지, 그 무게는 어떠한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어쨌든 건물을 짓는 일은 많은 비용과 노력이 투입될 수 밖에 없는 일이라,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구현하는 것과 집이라는 재화에 덧붙여진 우리의 열망 사이에서,
본질이 무엇인지 놓치지 않기 위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현실적 해법을 구상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이번 로열패밀리 모임이 끝나는가 싶었는데...
다음날 중훈네로부터 양문교회로 방문해달라는 요청이 왔습니다!!



평소 마을 공동체에 대해 고민하고계신 양문교회 목사님께서는 "꿈놀이터"공간을 손수 지으셔서 지역사회와 소통을 실천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좀 더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다양한 활동을 담아내기엔 노후화된 교회 공간이 늘 아쉬움으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평소 목사님의 의중을 알고 있던 지원네가 '현재 교회가 자리한 땅에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포함한 교회 건물 신축과 로열팸이 꿈꾸는 공동체주택을 함께 추진해볼 수 있지 않을까'하고 아이디어를 제안했습니다.


양문교회가 자리한 땅은 또 어떤 이야기와 제약들(법적, 경제적, 사회적)이 얽혀있는지 하나하나 풀어봐야 합니다.
교회와 성도들이 합심하여 일부 가정의 주거안정과 함께,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공론장(round table)을 형성하여
교회와 성도들의 삶터(living place)가 자리한 곳에서 공공선(common good)에 헌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수 있다면,
당사자들에게도 큰 유익일 뿐 아니라, 교회와 마을이 상생하는 길에 대해 하나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풀어야할 숙제가 또 하나 늘었지만,
부담보다는 기대와 소망을 품고 한걸음 더 내딛는 한 주가 될 것 같습니다.